청룡6중대장님(1970)편지 (20대사령관

근심에 찬 침묵

dogmc 2012. 12. 5. 23:21

근심에 찬 침묵

임종린(시인, 전 해병대사령관)

세종로 네거리

밤은 깊어만 간다

컨테이너 방벽이 쌓이고

촛불이 광란한 가운데

불을 꺼려는 물 대포가 쏘아댄다

세종로 네거리 한복판에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지켜본다

이 광경 어떤 심정으로 보고 계실까

한 산 도 야 음

이 순 신

한 바다에 가을빛 저물었는데

찬 바람에 놀란 기러기 높이 떴구나

가슴에 근심 가득 잠 못 드는 밤

새벽달 창 너머로 칼과 창을 비추네

화 답

박 정 희

한산섬 수루에 올라

우리 님 얼마 애타 신고

그 충성 그 마음 받아

겨레 사랑, 나라 살림

맹세코 통일과 번영

이루고 말리라

새벽녘이 와 먼동이 터는 구나

물 대포가 뿌려대도

꺼지지 않는 촛불

오목렌즈로 바라보는

온 세계의 놀라움과 충격

다툼의 멍에 안고 이어진 슬픈 역사

현대사조가 불러온 분출의 광란문화

건널목 신호등처럼

커질까 말까 길게 망설이다 이어진다

애국, 호국, 구국!

이런 미사어구의 참뜻을 물어보아라

근심에 차 서 계시는 이순신 장군께

자고 나면 아직도 꺼지지 않은 촛불

날이 밝아도 사라질 줄 모르는 함성

계층간 세대간 이념간의 반목으로

화해와 협력 그리고 사랑과 용서

이상과 꿈을 모두다 팽개쳐 외면한 채

자기 이론과 이익 위한 갈등과 충돌로

애타게 몸부림치며 울부짖고 있는 것 같다

오늘이 어제의 표류가 아니기에

가슴 활짝 열고 미움에서 벗어나

서로가 사랑과 용서로 감싸면서

순수한 웃음 속에 정열과 꿈을 담아

다 같이 잘살고 복 받는 밝은 나라 되길

오늘은 한을 버린 피안의 언덕에 올라서

하늘을 바라보며 나라 위해 기도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