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심에 찬 침묵
임종린(시인, 전 해병대사령관)
세종로 네거리
밤은 깊어만 간다
컨테이너 방벽이 쌓이고
촛불이 광란한 가운데
불을 꺼려는 물 대포가 쏘아댄다
세종로 네거리 한복판에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지켜본다
이 광경 어떤 심정으로 보고 계실까
한 산 도 야 음
이 순 신
한 바다에 가을빛 저물었는데
찬 바람에 놀란 기러기 높이 떴구나
가슴에 근심 가득 잠 못 드는 밤
새벽달 창 너머로 칼과 창을 비추네
화 답
박 정 희
한산섬 수루에 올라
우리 님 얼마 애타 신고
그 충성 그 마음 받아
겨레 사랑, 나라 살림
맹세코 통일과 번영
이루고 말리라
새벽녘이 와 먼동이 터는 구나
물 대포가 뿌려대도
꺼지지 않는 촛불
오목렌즈로 바라보는
온 세계의 놀라움과 충격
다툼의 멍에 안고 이어진 슬픈 역사
현대사조가 불러온 분출의 광란문화
건널목 신호등처럼
커질까 말까 길게 망설이다 이어진다
애국, 호국, 구국!
이런 미사어구의 참뜻을 물어보아라
근심에 차 서 계시는 이순신 장군께
자고 나면 아직도 꺼지지 않은 촛불
날이 밝아도 사라질 줄 모르는 함성
계층간 세대간 이념간의 반목으로
화해와 협력 그리고 사랑과 용서
이상과 꿈을 모두다 팽개쳐 외면한 채
자기 이론과 이익 위한 갈등과 충돌로
애타게 몸부림치며 울부짖고 있는 것 같다
오늘이 어제의 표류가 아니기에
가슴 활짝 열고 미움에서 벗어나
서로가 사랑과 용서로 감싸면서
순수한 웃음 속에 정열과 꿈을 담아
다 같이 잘살고 복 받는 밝은 나라 되길
오늘은 한을 버린 피안의 언덕에 올라서
하늘을 바라보며 나라 위해 기도해 보자.
'청룡6중대장님(1970)편지 (20대사령관' 카테고리의 다른 글
6월을 보내는 노병의 마음 (0) | 2012.12.05 |
---|---|
아아, 어찌 잊으랴 6.25의 아픔과 슬픔 (0) | 2012.12.05 |
어느 해병의 낙서 (0) | 2012.12.05 |
세계를 감동시킨 글을 읽으며 (0) | 2012.12.05 |
사회불안이 가져다 주는 짜증 (0) | 2012.12.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