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주시던 베트남신부님
임종린(당시 파월청룡중대장)
나에게는 잊을 수 없는
사랑 흠뻑 주시던 신부님이 계셨습니다
베트남 쾅나이성 높은 케손산 전투현장
하록에 짜규성당이 자리하고 있었으며
베트공 시장이라는 인근 밀림에는
미군항공폭격이 연일 실시되었고
百 千의 포탄이 계속 나르고 있었습니다
건너편 야산 68고지
바로 이곳이 청룡6중대방석
내가 중대장이었던 해병대독립기지
중대기지에서 내려다 보이는 짜규성당
주임 신부님은 대한민국해병대를 위해
사랑과 안전기도를 늘 하고 계셨습니다
사랑과 안전의 염원
베트남자유와 세계평화를 위해
미소 잃지 않으시던 신부님 모습
우리해병들은 이 기도에 힘 입어
구슬땀을 쏟았고
진한 피를 흘리며
고무나무와 갈대 우거진 밀림에서
살을 태우는 폭염 멀다 않고 젊음 불살랐다
잊을까 하면 생각나는 신부님의 인자한 모습
전장에서 맺어진 끈끈한 인연
국경을 초월한 사랑의 매무새
아~아, 세월이 이렇게 오래 지나도
검은 머리카락에 하얀 서리 내려도
잊을 수 없는 사랑 주시던 베트남신부님!
나는 가톨릭성가46번 “사랑의 頌歌”를 좋아한다
<천사의 말을 하는 사람도 사랑 없으면 소용이 없고
심오한 진리를 깨달은 자도 울리는 징과 같네
하느님 말씀 전한다 해도 그 무슨 소용 있나
사랑 없이는 소용이 없고 아무것도 아닙니다>
젊은 날 겁 없이 용감히 뛰던 밀림의 해병중대장
상하의 나라 베트남전쟁의 잊지 못할 추억
한 평생 세상을 이렇게 살아가다
저리게 새겨온 잊을 수 없는 전투경험
이제 흙으로 돌아가면 잊을 수 있을까
세월이 지나도
무슨 까닭인지
生과 死를 넘나던 전쟁터에서
나에게 사랑 주시던 베트남신부님이 늘 생각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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