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글전선의 일기/임종린(당시 청룡6중대장)
그날 밤 캐손산 야간전투는 치열했다
고막이 터질 것도 같은 폭음과 섬광
방탄복 사이로 땀이 줄줄 흘러내리며
숨이 막힐 정도로 긴장감이 치솟았다
전방 갈대 숲에서 조명지뢰가 터지는 순간
크레모아가 발사되고 기관총이 불을 뿜었다
칠흑같이 캄캄한 캐손산 능선 정글전선 밤
적막과 긴장 속에 숨소리마저 끊겨 있었고
모두가 초조하게 먼동 터기를 기다렸지만
캐손산의 적막은 백 천의 포탄이 나르면서
어둠 속에 달빛마저 사라진 야간전투의 현장
순식간 대낮같이 조명탄이 캐손산을 밝혔고
총열에 비친 기세 일깨우면서 진땀을 닦았다
하늘도 땅도 놀랜 정글전선의 밤
여기 저기 흩어진 탄흔의 亂刺(난자)들
고인 눈물로도 못 푼 애달픈 향수
폭음과 섬광이 캐손산을 뒤덮었고
밤낮으로 생과사의 한계선을 넘나들며
전우들이 얻은 값진 전승의 힘찬 함성
땀과 눈물로 얼룩진 잊지 못할 정글전장
아직도 찾아오는 추억이 포연에 덮여있어
그때 같이 싸운 전우들에게 안부 전한다.
해병대베트남 참전전우들이여!
훗날 우리들의 후손들에게
우리청룡은 정의와 자유를 위해
상하의 나라 정글전선을 누비며
싸워서 이기고 돌아 왔노라
빛나는 전사를 자랑스럽게 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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