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6중대장님(1970)편지 (20대사령관

아직도 못다 부른 해병대연가

dogmc 2012. 11. 25. 00:02

 

아직도 못다 부른 해병대연가

임 종 린

남쪽바다 외로운 섬에서 태어난 섬 촌놈
한 세상 살다가는 평범한 자연인이지만
그래도 나라와 해병대 사랑하는 빛깔만은
수평선에서 떠오르는 태양처럼 황홀해지고
서산에 지는 저녁노을같이 아름다워지고 싶다

다만 내가 보낸 혈기 넘치던 젊은 시절
푸른 유니폼 입고 생활하며 만난 전우들에게
뭐라고 하고 싶은 덕담이 있어야 할 터인데
부끄럽게도 자신 있게 할말 못하고
어떤 말을 할까 망설이며 세월만 보내고 있다

상하의 나라 정글전장에서
가끔씩 불어오는 솔개바람 맞으며
젊음의 야성미 뽐내며 고함도 지르고
칠흑 같은 한밤 어둠 가로지르든 독백도
숨구멍 하나 틔우지 못하는 가슴앓이도
향수의 척추를 마디마디 짚어가면서
눈가늠으로 세어보는 밤하늘에 뜬 조명탄
원색의 불평만이 그렁그렁 목안에 뒤끓고
이글거리며 타오르는 갈등의 불길도 일어
그때 그 순간의 솔직한 심정을 그려 본다
“오늘도 무사히 이 밤을 보내고
사랑하는 부모형제 곁으로 돌아가자”
자랑스러운 해병들에게 일러준 위로 한마디다

지금 세상바닥 도처에 일렁대는 현실불안감
그 썩는 냄새와 흩날리는 더러운 분말을
입과 코로 마시지 말고 통 가슴으로 막아내자
때로는 복수의 서릿발로 대하고
때로는 응징의 잣대로 쳐부수며
때로는 도덕의 매운 혓바닥 호령으로 밀어내자

새봄 맞은 4월은 우리해병대의 달이며
4월15일은 우리해병대창설 59주년이 되는 날이다
세월이 많이 흘러 갔지만
지금도 변함없는 조국애의 천직의식
아직도 못다 부른 해병대연가 남아있어
북한산마루에 홀로 앉아 지는 노을 벗삼아
목청 높여 애창하던 해병대군가 부르며 미소 지어본다.